[2023.04] L'OFFICIEL HOMMES 인터뷰

로피시엘옴므 2023 S/S

뜨겁고 치열하고 아름다운⋯.
더보이즈 영훈의 가슴 가득한 열정.
 

우리가 보지 못한 김영훈의 유년 시절은 어땠을까?
어른들 말씀을 들어보면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사랑받으려고 예쁜 짓을 많이 하는 아이였다고 한다. 고기 먹을 때는 쌈을 싸서 할머니, 고모들 이모들 입에 넣어드리고, 질문을 받으면 눈을 맞추면서 대답도 잘했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 열심히 하고, 친구들 사귀고, PC방 가는 것 좋아하는 평범한 시절을 보냈다. 선생님들한테도 예쁨을 많이 받았다.
 
정말 귀염을 받기 위해 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하나?
그저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밥상에서 수저를 놓고 어른을 먼저 챙기는 걸 좋아했다. 최근에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가 하나 있다. 어릴 때부터 우리 집과 친하게 지낸 가족이 있었다. 비슷한 또래의 누나와 동생이 있어서 다 같이 스키장이나 수영장도 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집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두 가족이 오랜만에 여행을 갔는데, 내가 우리 엄마한테 엄마라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초등학교 6학년이나 중학교 1학년 정도밖에 안 된 나이였다. 나중에 엄마에게 말하길, 왠지 엄마라고 부르면 안 될 것 같아서 일부러 그렇게 했다고 한다. 사실 기억이 잘 안나는 이야기라서 놀랍기는 했다. 
 
어릴 때부터 섬세하고 사려 깊은 성격이었나 보다.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봤던 것 같다. 눈치를 살피던 버릇이 자연스럽게 예의 바른 행동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다.
 
소년 영훈에게 제일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엄마. 다섯 살 터울의 형이 있는데, 형은 어려서부터 키가 크고 체격도 좋았다. 엄마는 장남인 형한테 기대가 많고 여러 면에서 엄격한 편이셨지만 내게는 한없이 너그럽게 대하셨다. 형이 짓궂게 놀리거나 괴롭히면 엄마가 나를 지켜줬다. 또 엄마의 온화한 성격도 많이 닮은 것 같다.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뭐였나?
체육. 좋아하고 잘하기도 했다. 뛰어다니는 걸 아주 좋아해서 체육 시간만 되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연예인을 꿈꾼 것은 언제부터였나?
중학교 때 댄스 학원에 다니면서 춤이라는 걸 처음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학원 생활이 재미있기도 했고, 하다보니 오디션에도 몇 번 참여했다가 떨어진 경험이 있다. 사실 당시엔 가수를 꿈꿨다기보다는 많은 가능성 중 하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공부 외에도 드럼, 피아노, 기타 등 궁금했던 것을 전부 배워보던 시기였으니까. 그러다 고등학생 때 연극영화과 진학을 목표로 연기를 배우던 와중에 우연히 캐스팅되어 고민 끝에 소속사에 들어갔다.
 
소년 영훈과 청년 영훈은 여전히 비슷한 사람인가?
지금도 똑같은 것 같다. 성격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남들 눈치를 많이 본다. 또 하나 어릴 때랑 똑같은 점은 힘든 일을 바로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짜증 나거나 지치는 순간이 와도 한 10분, 오래가도 한 시간만 지나면 싹 잊는다.
 
직업에 잘 맞는 엄청난 장점인 것 같다. 혹시 데뷔 첫날을 기억하나? 너무 힘들어서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
솔직히 기억이 거의 없다. 내내 극도의 긴장 상태였기에 그런 것 같다. 그나마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은 무대 위에 올라가 팬들을 보면서 '나 정말 데뷔했구나'라고 실감했던 순간이다.
 
실제로 경험해보니 그전에 꿈꾸던 아이돌의 모습대로인가?
데뷔 전에는 빅뱅, 엑소, BTS 등 멋진 아티스트들이 무대 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나머지는 베일에 싸인 듯한 신비로움이 멋지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팬들과 더 자주 소통하고 만나면서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것이 내 성향에 더 맞는다는 것을 알았다. 메시지 서비스를 통해 팬들이 써준 글을 보면서 많이 웃고 어떨 때는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본인이 무대 위에 있는 모습을 볼 때 제일 많이 하는 생각은?
무대에 선 나 자신을 보면 항상 아쉽다. 좀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왜 이것밖에 못했을까 싶고. 옛날 영상을 보면 더 그렇다. 이번에 컴백하면 영상을 볼 때 후회 없을 만큼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
 
데뷔 초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
"머리 볼륨을 좀 죽이는 게 어때?"라고 말해주고 싶다(웃음). 그리고 사진 촬영할 때 이상한 표정은 짓지 말라고 알려줘야지.
 
연예인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재능 중에 보이지 않는 노력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소통하는 방법을 익히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다가가기 전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메시지 서비스를 자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매일 매일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투자하는데, 그 시간만큼은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팬들과의 소통에만 집중하고 싶다. 초반의 부담감을 이겨내고 이제는 같이 즐기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수 외에 연기자로도 활동했는데 서로 다른 영역인 만큼 느낀 점도 달랐을 것 같다.
가수 생활도 너무 재미있지만 연기에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과 호흡을 맞추고 점점 친해지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일 자체가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특히 웹드라마 <연애혁명> 때는 비슷한 나이대의 배우들이 모여서인지 촬영장에서 많이 웃었고, 함께한 좋은 추억이 많다.
 
연기에 팀 활동과는 또 다른 단체 생활의 즐거움이 있나 보다. 
멤버들은 가족처럼 매일같이 같이 있는데, 새로운 사람들과 낯선 상황에서 연기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 또 즐거운 경험이었다. 기회가 되면 또 해보고 싶다.
 
멤버들을 가족에 비유했는데, 더보이즈는 영훈에게 어떤 존재인가?
내게 어떤 상황이 와도 공유하는 사람들. 기쁜 일은 물론이고 힘들고 지치는 상황도 옆에서 함께 겪는데, 멤버마다 자기만의 색이 있지 않나. 각자의 색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내 색깔을 채워줌으로써 하나의 팀으로 완성되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들이다.
 
지금은 그렇게 소중한 사이지만 처음부터 친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오랜 연습생 시절을 거치다 보면 사람에게 정을 주기가 쉽지 않다. 데뷔 멤버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음을 많이 준 사람들이 들고 나가는 상황이 반복되면 나름 상처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더보이즈로 데뷔했을 때 비로소 정말 하나가 되었다고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만약에 아이돌을 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나?
배우가 되었거나 아예 이쪽 일을 하지 않는 직장인이 되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여전히 TV에 나오는 내가 신기할 때가 있다.
 
완벽하게 자유로운 하루가 주어진다면 어떤 하루를 보내고 싶나?
전시회에 가보고 싶다. 여유롭게 전시도 보고 사진도 찍을 거다.
 
최근 관심사는?
요즘에 스타일을 조금씩 바꿔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원래 검은색을 많이 좋아해서 검은 옷을 많이 입었는데 이제 색깔을 더 다양하게 써보고 싶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세 가지를 꼽는다면?
더비(더보이즈의 팬덤), 반려견 보리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리고 더보이즈 멤버들.
 
가장 감사한 일은?
역시나 더비. 무대에 섰을 때 팬들의 반응에 따라 마음가짐이 확실히 달라진다. 어마어마한 함성을 듣기만 해도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하다.
 
스스로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방에 앉아서 혼술을 즐길 때(웃음)? 어른이 되었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일이니까. 그리고 팬들과 약속한 것을 잘 지켰을 때 뿌듯하면서 기분이 좋더라.
 
앞으로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고 싶나?
주어진 일을 꾸준히 잘하는 어른. 특히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한테 그만큼 보답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2023년의 목표를 '성공'이라고 밝혔는데 영훈에게 성공의 기준은?
경쟁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때 비로소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아예 비교할 대상이 없거나 경쟁 상대를 의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올해의 활동 계획을 듣고 싶다.
사실 코로나19 이후로 여러 사정 때문에 계속 한 멤버가 빠진 채로 공연하는 일이 많아 아쉬움이 컸다. 2023년에는 어디에서 어떤 자리에 서든 더보이즈 열한 명 모두 함께하는 완전체로 멋진무대를 보여주고 싶다.
 

C형, D형 표지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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