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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 씨네21 인터뷰

씨네21 주간 1273호 / 9월호 

 


공주영의 절친한 친구이자 주영의 짝사랑 상대 왕자림과 같은 반 친구인 이경우는 두 사람을 오가며 복합적인 서사를 구축하는 캐릭터다. 그를 연기하는 아이돌 그룹 '더보이즈' 멤버 영훈은 1997년생 Z세대답게 <연애혁명>을 해석하는 유튜브를 열심히 찾아보고 원작 웹툰을 여러 번 읽으면서 캐릭터를 공부했다. 덕분인지 오디션 현장의 서주원 PD 앞에서 캐릭터에 대해 생각한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놓으며 역할을 낙점받았다. 통상 인터뷰 현장에서처럼 "배우님"이라고 칭하며 질문을 이어갔는데 대화 마지막 즈음 조심스레 "저는 더보이즈 영훈으로서 연기를 하는 것일 뿐이지 스스로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했던 것과 달리 겸손한 모습이다.


더보이즈 멤버 중에서 애교가 많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연기하는 경우는 무뚝뚝한 ‘냉미남’ 캐릭터다.
처음엔 많이 당황스럽기도 하고 부담스러웠는데, 좋게 생각해보면 나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좀 더 연구하고 분석해서 열심히 했다. 경우에 대해서 더 알아가기 위해 유튜브를 찾아본다거나 웹툰을 여러 번 보았다.

세트장이 정말 실제 학교 같다.
오랜만에 교복을 입고 학교 분위기 나는 곳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학생 때로 돌아간 느낌이다. 그리고 동료 배우들이 다 또래다. 24살인 내가 가장 맏형이고 제일 어린 친구가 스무 살이다. 카메라가 안 돌아갈 때 장난을 더 많이 치고 쿵쿵따게임이나 끝말잇기 놀이도 한다. 한번은 쉴 새 없이 떠들다가 감독님에게 혼난 적도 있다.

웹툰에서 공개된 스토리를 보면 경우는 굉장히 다면적인 캐릭터다. 과거에 주영을 괴롭히기도 했는데 지금은 누구보다도 친한 친구 사이다.
경우가 중학생 때 주영이를 괴롭힌 건 매우 나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주영이가 자신에게 해준 일들을 되새기고 되짚으며 잘못을 깨우치고 우정을 깨달은 뒤, 주영이를 누구보다 잘 챙겨주는 친구다. 괴롭힘 자체는 정말 나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돌로 활동하다가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했다. 오디션은 어땠나.
연기는 정말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였다. 감독님이 <SBS 인기가요>에서 MC를 본 걸 보고 오디션을 제의하셨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연애혁명>을 줄곧 봐왔고, 너무 좋아하다보니 오디션 현장에서 캐릭터에 대해 술술 이야기할 수 있었다. 내가 연기할 경우는 물론 공주영, 왕자림 등 다른 캐릭터들까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지 이야기했다. 감독님이 웹툰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에 대해 좋게 보신 게 아닐까 싶다.

지난해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출연하면서, 처음으로 멤버들 없이 혼자 무대에 섰다. 이번 <연애혁명>으로 홀로 연기도 하게 됐는데, 멤버의 반응은 어떤가.
멤버들이 걱정을 엄청 많이 했는데, 1~2화를 보고 나서는 “형이 그렇게 잘할지 몰랐다.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 멤버들에게 칭찬받아서 기분은 좋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연기할 때는 좀 더 부담감을 안고 임했던 것 같다. 이번에 내가 잘못할 경우, 다른 멤버들이 연기를 하게 될 때 “영훈의 연기는 별로였는데, 더보이즈가 연기한다고?”라는 말이 나올 수 있잖나.

연기를 위해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어땠나, 떨리진 않았나.
뭐든 처음할 때 어마어마하게 떤다. 생방송인 음악방송에서 MC를 처음 볼 때 대본을 잡은 손이 덜덜 떨릴 정도였다. 연기는 신기하게도 그렇게 떨리지 않았다. 우리만 있는 장소에서 연기를 하고, 이 모습이 바로 시청자들이 보는 게 아니라 미리 만드는 작업이라 그런 것 같다. 물론 첫 신을 찍을 때는 떨었다. 주영이가 “그래도 네 덕분에 짐 정리 빨리 끝났네. 고맙다” 하면 “우리 집에 들렀다 가. 울 엄마가 너 혼자 산다니깐 반찬 싸준대” 하고 말할 때.

웹툰과 많이 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
당연히 기분이 좋다. 그래도 아직은 나 자신에게 만족하지 않는다. 카카오TV에서 웹드라마를 보면 전체 댓글을 볼 수 있는데 나쁜 댓글도 더러 있다. 그럴 때면 ‘그래? 나는 더 잘할 거야’라고 생각한다. ‘어떡하지, 못하겠어’보다는 반대로 생각하게 된다. 더 잘해서 이런 말 안 나오게 해야겠다는 생각.

마지막으로, 배역 때문에 한쪽 눈을 가린 앞머리가 불편하진 않나.
머리카락이 눈을 찔러 연기를 하다가도 눈을 찔끔할 때가 있었다. (식사할 때 불편하지 않나?) 음식이 눈으로 들어가는게 아니라서 식사할 때는 괜찮다. (웃음)

더보이즈 영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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